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가 원금 손실 위험에 가까워질 경우 이를 미리 안내받고 대응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투자자 보호 장치가 강화된다. 상품을 판매한 뒤 위험을 투자자에게 맡기는 데 그치지 않고, 상품 설계부터 판매 이후 관리까지 증권사의 책임을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금융감독원은 금융투자협회 및 주요 10개 증권사와 ‘파생결합상품 제도개선 간담회’를 열고 파생결합상품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제도 개선은 홍콩 H지수 ELS 대규모 손실 사례와 최근 시장 변동성 확대 등을 계기로 추진됐다. 금감원은 투자자가 손실 위험에 노출된 뒤 대응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상품 설계 단계부터 위험 요인을 점검하는 사전적 투자자 보호 체계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 손실 위험 커지기 전에 알린다…‘ELS 낙인근접 알림’ 도입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ELS 낙인근접 알림’이다. 고난도 ELS의 기초자산 가격이 낙인(Knock-In) 배리어에 10% 포인트 이내로 근접하면 투자자에게 최초 1회 사전 알림을 발송한다.
투자자가 손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 상품을 계속 보유할지, 중도상환을 선택할지를 판단할 기회를 주겠다는 취지다.

[자료제공=금융감독원]
기존에는 기초자산 가격이 낙인에 도달하면 중도상환 금액이 유의미하게 감소할 수 있음에도 투자자가 이를 사전에 안내받지 못해 중도상환 여부를 충분히 고려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
조기상환에 실패한 투자자에 대한 보호도 강화한다. 앞으로 조기상환 순연 사실을 안내할 때 중도상환이 가능하다는 사실과 중도상환 방법을 함께 알려 투자자의 선택권을 넓힌다.
수익을 경험한 투자자가 같은 상품에 반복적으로 가입하면서 새로운 위험에 노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도 마련된다. 조기·만기 상환으로 수익을 실현한 투자자에게 동일 상품에 다시 가입할 경우, 기초자산이나 시장환경 변화에 따라 이전과 같은 결과가 보장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안내한다.
◇ 상품 만들 때부터 ‘투자자 보호’ 따진다
투자자 보호는 판매 이후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증권사가 ELS 등 파생결합상품을 만드는 단계부터 위험 요인을 점검하도록 제도가 바뀐다. 증권사 금융소비자보호 총괄기관은 상품 설계 시 확인해야 할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제조부서에 제공하고, 제조부서는 상품을 설계할 때 이를 의무적으로 작성해야 한다.
기초자산의 최근 변동성과 가격 추이는 물론 특정 개별종목에 기초자산이 과도하게 집중됐는지도 점검하도록 한다.
상품승인위원회의 ‘제동 장치’도 강화한다. 상품승인위원회에 소비자보호·준법감시·판매 관련 부서가 필수적으로 참여하고, 금융소비자보호책임자(CCO)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상품 출시를 보류할 수 있게 된다. 시장 상황 변화로 상품의 투자 위험도가 크게 높아진 경우에는 이미 승인받은 상품이라도 다시 심의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한다.
◇ 증권사 사후관리도 강화… 자율점검 ‘연 1회→분기 1회’
상품 판매 이후 증권사의 책임도 강화된다.
고난도 상품에 대한 증권사의 자율점검 주기는 기존 연 1회에서 분기 1회로 대폭 단축된다. 이사회 보고 역시 연 1회에서 반기 1회로 늘어난다.
부적합 판매 관리도 강화한다. 증권사가 자체적인 부적합 판매 관리비율을 설정하고 판매채널이나 고령자 여부 등에 따라 이를 차등 관리하도록 해 무리한 판매를 체계적으로 점검한다.
투자자가 상품 위험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투자설명자료도 개선한다. 연 환산 수익률뿐 아니라 실제 수익률을 함께 표시하고, 최근 기초자산 가격의 최고·최저가격 도달 여부와 중요 옵션 등을 투자설명서 주요 사항에 보다 명확하게 표시한다.
금감원은 오는 9월 금융투자협회 자율규제 규정을 개정해 관련 내용을 각 증권사 내규에 반영할 계획이다. ELS 낙인근접 알림 등 시스템 개선도 올해 안에 완료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이번 제도 개선을 통해 파생결합상품 시장의 건전한 발전과 함께 투자자에 대한 보다 두터운 보호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