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發 MLCC 수요 폭증에 삼화콘덴서 강세…"전력 인프라가 관건"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되면서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주요 MLCC 업체들이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 있음에도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가격 상승 가능성까지 커지자, 전력 인프라용 MLCC를 공급하는 삼화콘덴서가 관련 수혜주로 주목받고 있다.
13일 증시에서 삼화콘덴서는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은 핵융합에너지 테마 전반이 강세를 보인 가운데 고전력 인프라 부품 수요 모멘텀이 부각되며 삼화콘덴서에도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날 상승의 직접적 계기와는 별개로, 증권가에서는 AI 서버 확산에 따른 MLCC 수급 불균형이 삼화콘덴서의 중기 실적 개선 요인으로 이미 주목받아 온 상태다.
AI 서버 한 대에 탑재되는 MLCC가 일반 서버보다 크게 늘어난 데다 고용량·초소형 제품의 비중도 높아지고 있는 점이 배경이다. 지난 6월 업계에 따르면 AI 서버는 일반 서버보다 전력 소비량이 5~10배가량 많고, 한 대에 약 2만8000개의 MLCC가 탑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AI 서버 성능이 고도화될수록 전력 밀도가 높아지면서 고부가 MLCC 수요 역시 빠르게 증가하는 구조다.
수요 증가 속도는 상당히 가파르다. JP모간은 지난 6월 보고서에서 AI 서버용 MLCC 판매량이 올해와 2027년 각각 전년 대비 2.4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자료에서 삼성전기의 내년 MLCC 매출도 지난해(5조1980억원) 대비 2배가 넘는 10조669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생산능력 확대에 제약이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매출 증가가 현실화되려면 평균판매가격(ASP) 상승이 동반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공급 측면에서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기는 생산라인을 사실상 풀가동하고 있으며, 증설을 결정한 필리핀 공장도 실제 양산까지 약 2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MLCC 1위 업체인 무라타 역시 데이터센터 관련 매출이 올해 전년 대비 84%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생산능력 확대에 나섰다.
이 같은 MLCC 수급 불균형은 삼화콘덴서에도 우호적인 환경으로 꼽힌다. 삼화콘덴서는 AI 데이터센터 자체에 MLCC를 대량 공급하는 구조라기보다,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5월 보고서에서 "삼화콘덴서의 MLCC 매출 중 데이터센터 직납 비중은 5% 미만이지만, 데이터센터 가동에 필요한 무정전전원장치(UPS), 전력분배장치(PDU), 서버 전원공급장치(PSU) 등에 MLCC를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장비에는 전원 안정화와 전압 스파이크 흡수를 위해 MLCC가 필수적으로 들어간다.
실제 성장세도 실적에 일부 반영되고 있다. 임 연구원에 따르면 삼화콘덴서의 올해 1분기 MLCC 매출은 3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2% 증가했으며, 전체 매출(728억원)에서 MLCC가 차지하는 비중도 약 53%까지 올라왔다. 증권가는 2분기부터 상위 MLCC 업체들의 가격 인상에 따른 낙수 효과가 삼화콘덴서에도 나타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상위 업체들이 AI용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생산능력을 전환하면서 범용 제품의 공급 여력까지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시장에서는 AI가 GPU와 메모리 반도체뿐 아니라 전력 인프라, MLCC 등 주변 핵심 부품으로 수혜 범위를 넓히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최근 삼화콘덴서 주가가 이미 큰 폭으로 상승한 만큼 단기적으로는 차익실현과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AI發 MLCC 수요 증가가 실제 판가와 실적 개선으로 얼마나 빠르게 연결되는지가 향후 주가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